품격피정 - 안셀름 그륀 신부 -

2018.11.2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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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피정 - 안셀름 그륀 신부 -

 

만일 당신이 일상에서 벗어나 어떤 고요한 곳에서 개인 피정을 한다면, 하루에 세 번 혹은 네 번에 걸쳐 한 시간씩 성경 본문을 묵상하고, 기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일상 피정을 한다면, 날마다 한 시간씩 성경 본문을 묵상하고 저녁에는 다시 15분정도 시간을 내어 그날 있었던 일을 되돌아보고, 마음속 깊이 와 닿았던 성경 본문과 그로 인해 당신의 삶이 움직였던 순간을 되새기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위해 이냐시오 성인은 ‘사랑스러운 주목 住目의 기도’를 권했습니다,

 

이 기도는, 하루 동안 하느님께서 나에게 행사셨던 것, 이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드려야 할 일, 내 영혼을 자극시켰던 것, 내가 생각하고 말하고 행했던 것 등을 사랑스럽게 두루 살피는 것입니다. 이후 용서의 기도를 바치고 나서 내 안에서 무엇이 성장했는지, 새로운 신뢰와 희망을 느끼고 있는지 등에 대해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그런 다음, 하느님께서 내 안에서 활동하시어 나의 갈망을 채워 주시도록 나 자신을 그분께 더더욱 내맡기는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그리고 내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이 실현될 수 있도록 다음날을 주목해야 합니다. 내일에 대한 갈망이 무엇인지를 스스로에게 묻고, 의식적으로 내일을 하느님 손에 맡겨 드려야 합니다.

 

먼저 언제 묵상을 하고 싶은지 그 시간을 정합니다. ‘개인 피정’을 한다면, 하루 일정을 계획하여 기도 시간과 산책 시간 혹은 성당에서 고요한 가운데 조배하는 시간 등을 미리 정합니다. 하지만 ‘일상 피정’을 한다면, 외부와의 접촉과 활동을 가능한 한 줄여야 합니다.

텔레비전을 멀리하고, 성경 외에는 다른 책을 읽지 않으며, 침묵 시간을 의식적으로 마련해야 합니다. 먼저 한 시간 동안 묵상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간을 정하기 바랍니다. 가장 적합한 시간은 아침시간입니다. 하지만 하루 일과가 이를 허용하진 않는다면, 다른 시간으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녁 이전이나 묵상 시간 전에는 꼭 성경을 읽어야 합니다. 묵상 시간이 정해졌다면, 이제 묵상을 가장 잘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야 합니다.

 

집에서 피정을 한다면, 기도하고 묵상할 자리를 꾸미기 바랍니다. 기도할 곳에는 이콘이나 성화상 그리고 초가 필요하고, 오랫동안 앉아 있기에 편한 의자도 준비하면 좋습니다. 물론 기도한 데 방해되지 않는다면, 가까운 성당이나 경당을 찾아갈 수도 있습니다. 성경을 읽기 전에 먼저 하느님 앞에서 마음을 모아야 합니다. 그리고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자신을 느끼기 바랍니다. 그리고 당신이 지금 사랑하고, 치유하시는 하느님 현존 안에 머물러 있으며, 하느님께서 온전히 당신에게만 말씀하시기를 바란다고 생각하세요. 기도는 서 있는 상태로 일정한 자세를 위하고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접시 모양의 자세, 곧 당신의 빈손을 하느님께 온전히 높이 펴 들고, 그분께서 채워 주시기를 간청하는 자세로 기도할 수 있습니다.

 

성령께 간청하세요. 성령께서 하느님의 말씀을 밝혀 주시고 당신의 마음을 하느님께 열어 주시도록 말입니다. 그런 다음 자리에 앉아 경건한 마음으로 아주 조심스럽게 성경을 손에 펼치고 들어 보세요. 그리고 성경 본문을 천천히 읽으세요. 모든 말씀을 마음으로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말씀에서 우러나는 깊은 맛을 느껴 보세요. 그 말씀이 내 마음에 와닿을 때까지 말씀을 되새기세요. 그리고 모든 말씀을 하느님께서 당신에게 직접 이야기 하신다고 생각하세요. 성경의 장면을 묵상할 때, 예를 들어 치유 사건을 묵상한다면, 구체적으로 그 장면을 상상해 보세요.

 

그러면서 내가 그 장면 속에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곧 내가 예수님께 가까이 다가가거나 그분께서 자애로이 어루만져 주시는 환자라고 생각해 보세요. 그러면 그 장면 속 인물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내가 예수님을 바라보고 또 그분께서도 나를 바라보시게 될 것입니다. 이때 당신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생각을 그분께 말씀드려 보세요. 그리고 그분께서는 어떤 말씀을 들려주고 싶으신지 여쭈어 보세요. 고요 중에 예수님께서 응답하시는 말씀에 귀 기울여 보세요. 아마 예수님께서는 침묵하실 것입니다.

 

아무것도 들을 수 없을것입니다. 그래도 고요 중에 당신의 질문을 계속 마음에 품기 바랍니다. 그러면 언젠가 나에게 나의 길을 안내하는 말씀이 들려올 것입니다. 혹은 갑자기 내가 예수 그리스도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느낌이 들 것입니다. 그러면 그분께서 하시는 말씀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고, 내가 그분 앞에서 그리고 그분 곁에서 그분과 함께 있다는 사실만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마음을 모으고 머물 수 있을 때까지 그분과의 만남과 관계안에 머무르세요. 그런 다음 성경 본문을 계속 읽고, 말씀을 새롭게 맛 들이거나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 피정하고 싶다 – 중에서

 

(생활성서)